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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이름의 출가

해발 4,158m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길을 잃다... 본문

여행하며 살기/유럽

해발 4,158m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길을 잃다...

출가한 그녀 출가녀 2010. 7. 29. 20:53

 해발 4,158m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길을 잃다...



융프라우의 산악열차...


깍아지는 절벽을 오르는 열차를 타고

융프라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왠지 유난히 기분이좋았던 날



그 옛날 이렇게 험한 곳에

어떻게 이런 기차를 만들었을까

인간의 능력이란..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던 날이다.



산악 기차는 중간 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 멈추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사진을 찍을수 있을 만큼 정차한다.

고산병으로 고생하지는 않을까

조금씩 높이 올라갈때마다

은근히 긴장이 되는...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기분

이렇게 높은 곳까지

터널을 뚫고

레일을 깔아

산악열차를 만들어 낸것..



산악 열차의 모습



융프라우 정상에 도착

할말을 잃게 만드는 장엄한 얼음상 앞에

한없이 작아지면서도

표현할수 없는 희열이 느껴진다.


하늘이 가까워 보여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고


시원한 바람과

따가운 햇살에

마음이 설랜다...




미끄러운 얼음길을 따라 썰매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볼수있고

이렇게 눈길을 걸어 가면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수 있다.




산을 오를수록 더욱 더 장관이다.

쉴새없이 셔터를 누르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조금씩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은 관광객들이 함게 걸으며 대화도 하고

서로 도우며 길을 걸어 간다.

썬글라스와 썬크림은 꼭 준비 해야할 듯..




드디어 산장에 도착.

스프와 빵으로 배를 채웠다...

고산병이 심하게 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약간은 숨이 차고

어지러워 제대로 먹을수는 없었다

겨우 허기만 달래는 정도로

만족..


 





전망대 만으로도 너무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여러가지 재밌는 놀거리들도 갖추고 있었다.

얼음 동굴과 얼음 조각들

미로처럼 되어있어 아이들도 좋아하는 곳





정상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한국식 컵 라면 맛있게 먹고..ㅎㅎ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 되었다...



왠지 더 머물고 싶은 충동...

바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기가 너무나 아쉬웠다.


여행책자를 보니,

이곳부터 시작되는 유명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는 것..

날씨가 좋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트레킹을 한다고...

그래서 나도 그 트래킹 코스를 따라 무작정 걸어가보기로 했다.



올라 오는 길에도 여러번..

작은 역에서 정차햇던 산악 열차...

그리고 바로 아래 내려다 보일 정도로

가까운 다음 기차역...

저 아래로 조금 걷다가 다음역에서 타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울긋불긋한 너무 예쁜 들꽃들,

커다란 종을 목에 달고있는 젓소들...

걸어가는 동안 만난 모든것에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그야말로 행복에 젖어

아래로 아래로

길을따라 걸어 내려가는 나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광년이라도 된듯

머리에 꽃을 꽂고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들으며...

앞으로 무슨일이 벌어질지 꿈에도 모른 채...






작은 이름 모를 꽃들조차

나에겐 감동이었다.

선선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그저 계속해서 걷고 싶을 뿐이었다.



바로 옆으로 달려가는 기차

그안에 있는 사람들이 불쌍해 보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저렇게 지나치다니..


 조금씩 가까워지는 간이 기차역...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너무나 행복하게

아름다운 오솔길을 걸으며

기차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

공사중인 기차역....

놀라긴 했지만,

그렇게 두렵진 않았다...

다음역이 있겠지..

기차길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다음역이 나오겠지...






그렇게 기차길을 따라 내려가다

절벽을 만났다.

한쪽은 절벽

한쪽은 가파른 언덕

그렇다고 옆으로 피할 공간도 없는

 기차길 바로 위로 걸을 수도 없는 일..

결국 나는

가파른 언덕 위로 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새 기찻길은 사라지고

업친데 덥친 격으로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

날도 점점 어두워 지고...

 이제는 이길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도 알수 없었다.

아래로 가자 아래로..

 물 한병 사과 한개가 가방에 있으니 어쨌든

하루는 버티겠지..



날이 어두워 지자

산속에 울려퍼지는 짐승들 울음소리...

이젠 정말 무서웠다.


산 짐승들에게 공격당하는 나의 모습

나의 오래된 가방을 발견하고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


무서운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울컥 눈물이 났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급해져 뛰기 시작...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숨이 차오르고 머리가 어지러워 지는..


드디어 아스팔트 길을 발견!!


잠시 후 차가 지나갔다..

다음에 차가 오면 어떻게든 부탁해 봐야지..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차는 한참동안 한대도 지나가지 않고...

그렇게 나는 거의 3시간 가량을

....

걸었다.



한 참 후...

차소리가 들렸다.

엉망이된 얼굴에

비맞아서 젖은 몸으로

차를 멈춰 세웠다.

다행히 친절해보이는 할아버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며

가시는 길에서 먼길을 돌아

기차역가지 나를 데려다 주셨다...

감사하다고 몇번을 인사하고도

눈물바람....




지차를 기다리며 카페에 들어가

스프 한그릇..과 맥주 한잔..

머리가 멍하고

온몸이 떨리고

웃음이 났다가 눈물이 고이고...




기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멀기도 했다.

도데체 어디까지 온건지...

바로 이런 것이.

혼자 하는 여행의 위험요소이자

묘미는 아닐까 생각하며

기차에 몸을 실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와

발코니에서 바라다 보이는 슈타우프바흐 폭포...

한참을....

 멍하니 앉아

바라 보았다.


밤 늦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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